에이아이 번역과 통증미화에 대한 갑작스러운 분노🔥
어제 다이제스트 포스트 쓰다가...
도대체 자동 번역 에이아이 언제 나오나. 언제까지 했던 말을 일일이 직접 번역해야 하는가.
번역이 예술이 되려면 노동인 부분이 많이 줄어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노동인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에 내가 아는 많은 번역가들은 허구한 날 허리, 목, 손가락, 눈 통증을 달고 산다. 예술 신경 쓸 시간은 매우매우매우 적다. 즉, 노가다 다 한 다음에 예술 하느라 돈은 못 벌고 일은 힘들고 몸은 아프게 되는 것이다.
데스크잡은 노동이다. 특히나, 오프라인에서 다른 사람과 하는 일이 매우 적을 경우, 노동으로 인한 통증의 가능성은 배가 된다.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컴퓨터 앞에 앉아서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데, 당연하다.
이런 지경인데 에이아이 번역이 일자리를 없애니까 생겨선 안 된다는 둥, 그러는 경우가 있는데, 러다이트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작업량을 나누면 되지 않느냐고? 말도 안 되지. 특정 사람에게 작업량이 많이 주어지는 이유가 있다. 그걸 무시하고 마치 기계만 끼어들지만 않으면 모두가 동일한 돈을 받고 동일한 양의 일을 하고 동일하게, 아주 그냥 똑같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유토피아” 신봉은 그저 눈먼 꿈일 뿐이다.
(단, 세탁기도 안 쓰고 자동차도 안 타고 직접 농사 짓고 옷 지어 입는 사람이 기계 번역을 반대한다고 주장한다면, 좀 생각해 보겠다. 그 정도로 생각과 행동을 일치시킨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주장은 들어봄 직할 것 같다.)
하. 나는 글 작업을 너무 좋아하지만, 통증은 싫다.
그래서 작업의 노동성 측면을 없앨 가능성이 있는데도 어줍잖은 인권 운운하는 자들을 생각만 해도 빡이 친다.
직접 해 봐라. 미팅도 없고, 출장도 없고, 매일 똑같이 하루에 12시간 데스크에 앉아서 반복되는 작업, 해보라고.
싫으면 관두라고, 다른 할 사람 많다는 주장도 여기저기서 언뜻 보이는데, 가장 어이없는 “논리”다. “네가 안 아프면 다른 자가 대신 아플 테니 꺼지라”는 거야 뭐야. 작업 환경 얘기를 하는데 그 구린 작업 환경은 그대로 두고, 다른 부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건가? 사람을 사람으로 안 보는 건 기계 찬성자들이 아닌 반대자들이다. 인간이 무슨 일하다가 아프려고 태어난 존재인가?
게다가, 앞서 말했듯이, 특정 사람에게 작업량이 많이 주어지는 이유가 정말로 있다니까. 일에 치이는 번역가 A가 허리 나가서 일을 관뒀을 때, 그 작업이 번역가 B, C, D, E에게 들어올 거라고 여기는 건 거의… 어제 태어난 건가? 시장이 언제부터 그렇게 돌아갔다고?
번역가 A가 번역을 관두면 작업물 몇 개는 B, C에게 돌아올 수 있어도, D, E한테까지 안 간다.
그냥 아무한테도 안 간다. 전문가를 고용 안 하는 거다. 이건 아무 공문서나 표지판, 이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누가 봐도 틀린 영어를 써 놓는단 말이지. 번역 잘 할 수 있는 번역가는 많다. 그냥 아무 유학생한테 시켜도 그거보단 잘할 것 같은 영어 번역이 버젓이 공적 글에 등장한다니까. 아무한테도 돈 주기 싫으니까, 원래는 다른 일을 하는 직원한테 떠넘기거나 번역기를 돌린 거다.
아무튼, “일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는 게 논리로서 적용될 수 있다면, 에이아이 번역도 똑같이 하면 되는 거 아닌가? 그거야 말로, 쓰기 싫으면 쓰지 말아라. 손가락 목 허리 어깨 눈 아픈 사람들한테 아파도 참고 일하라고 하지 말고, 아프고 싶으면 너나 아파라 하와이.
통증미화에 대한 한아임의 생각은 여기에도: [Ep. 15] 통증미화: 죽음과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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